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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강아지가 '이리와' 해도 오지 않는 진짜 이유 (보호자 리더십의 비밀)

by steady info runner 2025.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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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함께 생활하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교육 중 하나가 바로 '이리와(Come)' 콜 훈련입니다. 하지만 유독 이 훈련이 어렵다고 토로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우리 애는 천재견인 줄 알았는데, 이름만 부르면 못 들은 척해요."라며 속상해하시죠.
혹시 우리 강아지가 나를 무시하는 건 아닐까 걱정되셨다면, 오늘 이 글을 주목해 주세요. 문제는 강아지의 지능이나 고집이 아니라, 우리와 강아지 사이의 '소통 방식'과 '관계'에 있을 수 있습니다.

 

 

 

1. 강아지는 '말'이 아닌 '신호'를 봅니다

우리는 강아지를 부를 때 "푸푸야, 이리와!"처럼 '언어(음성)'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강아지는 언어의 뜻을 이해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우리의 시각적 신호, 청각적 신호, 그리고 우리가 풍기는 분위기(감정)까지 오감으로 상황을 파악합니다.

만약 보호자가 무표정으로 서서 팔짱을 낀 채 낮은 목소리로 "이리와"라고 말한다면, 강아지는 '이리와'라는 단어의 뜻보다 '저 사람 지금 좀 무서운데?'라는 시각적, 감정적 신호를 먼저 받아들입니다.

 

반대로, 강아지가 당신에게 달려오게 만들고 싶다면 '동물적인 신호'를 보내야 합니다.

  • 시각적 신호: 뻣뻣하게 서 있지 말고, 자세를 낮추거나 앉아보세요. 이는 강아지에게 위협감을 줄이고 '함께 놀자'는 긍정적인 신호로 읽힙니다.
  • 청각적 신호: 낮고 엄한 목소리 대신, 하이톤의 즐거운 목소리로 불러주세요. 손뼉을 치거나 다리를 가볍게 두드리는 것도 좋습니다.

언어에만 의존하지 않고, 강아지가 이해할 수 있는 명확하고 긍정적인 신호를 온몸으로 보내는 것. 이것이 소통의 첫걸음입니다.

 

2.'이리와' 훈련의 가장 흔한 오해

"저는 하이톤으로도 부르고 간식도 주는데요?"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두 번째 함정입니다. 많은 보호자가 "이리와" -> (강아지가 오면) -> (간식을 준다)의 공식을 따릅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강아지는 무엇을 배울까요?

'저 사람이 부르면 가는 게 아니라, 저 사람 손에 간식이 있으니 간다'를 배웁니다.

 

그 결과, 간식이 없으면 부름에 응하지 않게 됩니다. 강아지는 보호자에게 온 것이 아니라 '간식'을 먹으러 온 것입니다.

진정한 소통과 교감을 원한다면, 간식은 보조 수단일 뿐 '보호자에게 가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이 되어야 합니다.

강아지가 달려왔을 때, 간식을 툭 던져주기보다 온몸으로 기뻐하며 만져주고 "너무너무 이쁘다!"라며 격하게 칭찬해 주세요. 강아지는 간식을 먹을 때의 기쁨이 아니라, 보호자와 함께 교감했던 '즐거운 기억' 때문에 다음에도 당신의 부름에 달려오게 될 것입니다.

 

3. '서열'과 '리더십'은 다릅니다

"강아지가 나를 무시하는 건, 나를 서열 아래로 보기 때문인가요?"
과거에는 강압적인 복종 훈련이나 '알파(Alpha)' 이론에 기반한 서열 정리가 유행했습니다. 하지만 현대 반려견 교육에서는 이러한 접근 방식을 지양합니다. '서열'이라는 단어는 억압, 폭력, 강제와 같은 부정적인 개념과 연결되기 쉽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열이 아니라 '보호자 리더십'입니다.

 

'리더'는 강압적으로 군림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강아지에게 '이 사람과 함께 있으면 편안하고 안전하다'는 믿음을 주는 존재, '이 사람을 따르면 즐거운 일이 생긴다'는 확신을 주는 존재입니다.

강아지가 보호자를 '믿을 수 있는 리더'로 인식할 때, 비로소 강아지는 보호자의 신호에 기꺼이 반응하게 됩니다.

 

4. 진짜 리더가 갖춰야 할 2가지 태도

그렇다면 '믿을 수 있는 리더'는 어떤 모습일까요? 훈련 기술이 아니라, 보호자의 일상적인 '태도'에 답이 있습니다.

 

첫째, 흔들림 없는 일관성 (Consistency)

강아지는 예측 불가능한 존재를 신뢰하지 못합니다.
어떤 날은 강아지가 실수해도 "아이구, 괜찮아"라며 웃어넘기다가, 어떤 날(보호자 기분이 안 좋은 날)은 똑같은 실수에 버럭 화를 낸다고 상상해 보세요. 강아지는 극심한 혼란을 느끼며 보호자의 눈치를 보게 됩니다.

 

심지어 어떤 날은 술에 취해 들어와 강아지를 끌어안고 울다가, 어떤 날은 귀찮다고 발로 밀어내는 보호자라면 어떨까요? 그 보호자는 강아지에게 '일관된 신호'를 주지 못하기에 절대 리더가 될 수 없습니다.

리더의 첫 번째 덕목은 '일관성'입니다. 나의 기분과 상관없이, 강아지에게 항상 일관된 규칙과 태도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둘째, 외부 자극에 동요하지 않는 태도 (Steadfastness)

산책 중 갑자기 큰 소리가 '쾅!' 하고 났을 때, 당신은 어떻게 반응하시나요?
만약 보호자가 "엄마야!" 하고 소리치며 더 놀란다면, 강아지는 '아, 지금은 위험한 상황이구나!'라고 학습합니다. 보호자가 외부 자극에 함께 흔들려 버리면, 강아지는 불안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진정한 리더는 큰 소리가 나더라도, 순간적으로 반응할 수는 있지만 곧바로 내 강아지의 상태를 살피고 침착하게 대처합니다. 강아지가 놀랐다면 조용히 줄을 잡고 안심시켜 주며 묵묵히 상황을 이끌어갑니다.

이렇게 흔들림 없는 태도를 가진 보호자 곁에 있을 때, 강아지는 '내 리더가 있으니 나는 안전하다'고 느끼며 안정감을 찾게 됩니다.

 

5. 당신이 변하면 강아지도 변합니다

놀랍게도, 훈련이 완벽하게 된 강아지조차 누가 리드줄을 잡느냐(핸들러가 누구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분명히 모든 명령어를 다 아는 강아지인데도, A라는 사람 말은 듣지 않고 B라는 사람의 말은 기가 막히게 따르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것은 강아지의 학습 문제가 아닙니다.

강아지는 '관계' 안에서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훈련사나 전문가가 줄을 잡으면 갑자기 얌전해지는 것도, 그들이 특별한 기술을 써서가 아닙니다. 그들은 강아지에게 '나는 너를 리드할 수 있는 일관되고 흔들림 없는 리더'라는 신호를 명확하게 보내고, 강아지가 그 신호를 즉각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결론

강아지가 당신의 부름에 오지 않는다면, 강아지를 탓하기 전에 우리의 소통 방식을 점검해 보세요.

  1. 나는 '언어'에만 의존하고 있지는 않은가?
  2. 나는 '간식'으로만 강아지를 유혹하고 있지는 않은가?
  3. 나는 강아지에게 '일관된' 태도를 보이고 있는가?
  4. 나는 강아지가 기댈 수 있는 '흔들림 없는' 리더인가?

보호자 리더십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부터라도 꾸준히 '신뢰할 수 있는 신호'를 보낸다면, 당신의 강아지는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표정으로 당신을 향해 달려오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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