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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지식

[충격과 경이] 323마리 순록의 죽음이 3년 뒤 만들어낸 기적 같은 결과

by steady info runner 2025.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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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여름, 노르웨이의 한 국립공원에서 전례 없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단 한 번의 벼락으로 야생 순록 323마리가 그 자리에서 즉사한 것입니다.
당시 이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주었지만, 진짜 놀라운 일은 그 이후에 벌어졌습니다. 당국이 이 거대한 무덤을 '치우지 않고 방치'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죽음의 땅으로 변할 것이라던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3년 뒤 그곳에서는 현대 과학이 예측하지 못한 생태계의 신비로운 현상이 목격되었습니다. 오늘은 이 거대한 자연의 실험이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졌는지, 그 비밀스러운 기록을 파헤쳐 봅니다.

목차

  1. 전대미문의 사건: 하르당에르비다의 비극
  2. 인간의 개입 vs 자연의 순리: 당국의 위험한 베팅
  3. 공포의 풍경(Landscape of Fear) 이론의 증명
  4. 죽음에서 피어난 생명: '분해의 섬' 효과
  5. 결론: 자연은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다

1. 전대미문의 사건: 하르당에르비다의 비극

2016년 8월, 노르웨이 남부 하르당에르비다(Hardangervidda) 국립공원에 강력한 폭풍우가 몰아쳤습니다. 비를 피하기 위해 서로 몸을 밀착하고 있던 순록 무리 위로 강력한 낙뢰가 떨어졌고, 흐르는 빗물과 습한 땅은 치명적인 전도체가 되었습니다.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성체와 새끼를 포함한 323마리의 순록이 반경 50미터 내에서 동시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야생 동물 역사상 단일 낙뢰로 인한 가장 큰 규모의 사상자였습니다. 고원은 순식간에 거대한 무덤으로 변했습니다.

2. 인간의 개입 vs 자연의 순리: 당국의 위험한 베팅

사건 직후, 노르웨이 환경 당국은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이 많은 사체를 수거해 폐기할 것인가, 아니면 자연에 맡길 것인가?"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사체를 치우는 것이 맞았습니다. 부패하는 냄새, 미관상의 문제, 그리고 무엇보다 설치류(쥐)의 폭발적인 증가로 인한 전염병 확산이 우려되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수백 톤의 고기 덩어리가 설치류의 먹이 파티장이 되어 생태계 밸런스를 무너뜨릴 것이라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들과 당국은 과감한 결단을 내립니다. "자연에 개입하지 말고 그대로 두자." 그들은 이 비극적인 사건을 전례 없는 대규모 리와일딩(Rewilding) 실험의 기회로 삼았습니다.

3. 공포의 풍경(Landscape of Fear) 이론의 증명

방치 후 1년,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당초 우려했던 '설치류의 창궐'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사체 주변에서 설치류가 자취를 감췄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이 현상은 생태학에서 말하는 '공포의 풍경(Landscape of Fear)' 이론을 완벽하게 증명했습니다.

  • 최상위 포식자의 등장: 거대한 먹이판이 벌어지자 검독수리, 까마귀, 울버린 같은 최상위 포식자와 청소 동물(Scavenger)들이 몰려들었습니다.
  • 설치류의 회피: 하늘과 땅에서 포식자들이 진을 치고 있으니, 쥐와 같은 작은 설치류들은 잡아먹힐까 두려워 오히려 사체 근처에 얼씬도 하지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인간의 걱정과 달리, 자연은 포식자라는 시스템을 통해 질병의 매개체가 될 수 있는 설치류의 접근을 스스로 차단하고 통제했던 것입니다.

4. 죽음에서 피어난 생명: '분해의 섬' 효과

시간이 흘러 사체가 뼈와 가죽만 남게 되자 포식자들은 떠났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진정한 마법이 시작되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순록의 사체가 있던 자리를 '분해의 섬(Decomposition Islands)'이라 불렀습니다. 사체가 분해되며 땅으로 스며든 질소와 인, 그리고 각종 유기물질은 척박한 고원 토양에 엄청난 영양분을 공급했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식생의 변화였습니다.

  • 크로우베리(Crowberry)의 발아: 순록의 위장 속에 남아있던 씨앗들이 비옥해진 토양을 만나 폭발적으로 싹을 틔웠습니다.
  • 생물 다양성의 폭발: 영양분이 풍부한 토양은 곤충들을 불러모았고, 이 곤충을 먹기 위해 다시 작은 새들이 찾아왔습니다. 주변의 일반 토양보다 훨씬 다양한 식물군이 형성되었습니다.

죽음의 냄새가 진동하던 곳이 3년 만에 가장 생명이 넘치고 비옥한 '생태 핫스팟'으로 변모한 것입니다.

5. 결론: 자연은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다

하르당에르비다의 실험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겼습니다. 인간의 눈에는 '치워야 할 끔찍한 시체'였지만, 자연의 관점에서는 '귀중한 자원의 순환'이었습니다.

만약 인간이 개입하여 사체를 모두 치웠다면, 독수리와 울버린은 굶주렸을 것이고, 토양은 여전히 척박했을 것이며, 새로운 식물 군락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생태계를 지탱하는 또 다른 에너지원임을, 자연은 스스로 치유하고 균형을 맞출 능력이 있음을 이 323마리의 순록이 증명해 주었습니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켜보는 것"이 인간이 자연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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