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치과는 충치가 5개라는데, B 치과는 하나도 없대요. 도대체 누가 거짓말쟁이인가요?"
치과에 다녀온 분들이 커뮤니티에 가장 많이 올리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두 의사 모두 거짓말쟁이가 아닐 수 있습니다. 다만 '치료의 기준'이 다를 뿐입니다.
하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수십만 원, 아니 수백만 원이 왔다 갔다 하는 문제입니다. 오늘은 내 돈과 소중한 생니를 지키기 위해 치과 방문 전 반드시 알아야 할 '과잉진료 피하는 3가지 체크리스트'를 알려드립니다.
목차
1. 초기 충치, 깎아낼 것인가 지켜볼 것인가
치과 견적이 다른 가장 큰 이유는 '정지된 충치(Arrested Caries)'를 바라보는 관점 때문입니다.
치아 표면에 까만 점이나 선이 보인다고 해서 무조건 썩어 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진행이 멈춘 상태로 수년, 혹은 평생 갈 수도 있습니다.
- 공격적인 의사: "언젠가 썩을 수 있으니 미리 팝시다." (예방적 치료) → 견적 상승
- 보존적인 의사: "지금 당장 문제없으니 관리하면서 지켜봅시다." (정기 검진) → 견적 0원
💡 호갱 탈출 팁:
검진 시 의사 선생님께 이렇게 질문하세요.
"지금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아프거나 더 진행되나요? 아니면 양치 잘하면서 지켜봐도 되나요?"
이 질문 하나로 의사는 당신을 '만만한 환자'가 아닌 '관리하려는 환자'로 인식합니다.
2. 무조건 때우지 마세요: '실란트'라는 대안
많은 분들이 어금니 씹는 면에 생긴 충치를 걱정합니다. 앞선 전문가의 조언에 따르면, 좁고 깊은 어금니 틈새는 칫솔질만으로는 완벽히 닦기 어렵습니다.
이때 무조건 치아를 갈아내고 레진이나 금으로 때우는(비싼 치료) 대신, '실란트(치아 홈 메우기)'가 가능한지 먼저 확인하세요.
- 실란트란? 어금니의 좁은 틈을 플라스틱 계열 재료로 코팅해 세균이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예방 치료입니다.
- 비용: 초기 충치 예방 목적일 경우 훨씬 저렴하며, 만 18세 이하 청소년은 건강보험 적용도 됩니다.
치아를 깎아내는 것은 되돌릴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입니다. "삭제(깎기)를 최소화하는 방법은 없나요?"라고 항상 먼저 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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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진 없는 진단은 의심하라
"입 벌려보세요. 어휴, 여기 썩었네요. 3개 치료합시다."
거울 하나로 슥 보고 바로 치료를 결정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치과는 반드시 객관적인 근거를 보여줍니다.
- 구강 카메라 사진: 내 입안의 썩은 부위를 고화질 사진으로 찍어서 모니터로 보여주는가?
- 엑스레이(파노라마) 설명: 엑스레이상에서 검게 보이는 부분이 충치임을 설명해 주는가?
내 눈으로 썩은 부위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치료 동의서에 사인하지 마세요. 사진을 찍어 보여주며 자세히 설명해 주는 병원이 양심 치과일 확률이 높습니다.
4. 마무리: 좋은 의사를 만나는 게 최고의 복
가장 좋은 과잉진료 예방법은 '정기 검진'입니다. 6개월~1년에 한 번씩 치과에 가면, 큰돈 들기 전에 작은 문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 진단 결과가 의심스럽다면 최소 3곳의 치과를 방문해 검진만 받으세요. (검진비는 몇 천 원입니다.)
- 3곳 중 2곳 이상이 "치료해야 한다"고 말하는 치아만 치료하세요.
- 무조건 싼 곳이 아니라, "살릴 수 있다"고 말해주는 의사를 찾으세요.
오늘 알려드린 기준을 가지고, 지난 글에서 설명한 '건강보험 스케일링'을 받으러 가보세요. 검진과 청소를 동시에 해결하는 가장 똑똑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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