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정년이’의 울림이 깃든 신비의 섬, 경남 고성 시루섬 완벽 가이드

드라마 정년이에서 엄마 서용례(문소리 분)가 가슴에 묻어둔 한을 토해내듯 바다를 향해 울부짖던 장면을 기억하시나요?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울리던 그 명장면의 배경은 바로 경상남도 고성군에 자리한 작은 섬, 시루섬입니다. 이곳은 단순히 드라마 촬영지가 아니라, 수억 년 세월이 만든 지질학적 신비와 남해 바다의 고즈넉한 풍경을 함께 품은 특별한 여행지입니다.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더욱 원초적인 매력을 간직하고 있으며, 파도 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복잡했던 마음이 차분히 정리되는 듯한 위로를 전해줍니다. 이번 글에서는 드라마 속 감동과 함께할 수 있는 고성 시루섬 여행의 완벽 가이드를 소개합니다.

 

1. 시루섬, 어떤 곳인가요? – 자연이 만든 거대한 예술품

경남 고성군 하이면 앞바다에 자리한 무인도 시루섬은 상족암군립공원에 속해 있으며, 고성 지질공원의 핵심 명소로 꼽힙니다. 이름은 떡을 찌는 ‘시루’를 엎어놓은 모습과 닮아 붙여졌는데, 물때와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모양이 달라져 한 번만 보아도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섬 전체가 중생대 백악기 퇴적암으로 이루어져 있어, 파도와 바람이 빚어낸 해식애와 해식동굴은 그 자체로 자연 조각품입니다. 또한 이 일대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공룡 발자국 화석 산지로 알려져 있어, 섬을 걷는 순간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교차하는 듯한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2. 시루섬으로 가는 길 – 하루 두 번 열리는 바닷길

시루섬은 유람선을 타지 않고도 걸어서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하루 두 번, 간조 때 바다가 갈라지며 맥전포항에서 시루섬까지 이어지는 바닷길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출발지: 맥전포항 (경남 고성군 하이면 맥전포길 125-17)

물때 확인: 국립해양조사원 ‘바다누리 해양정보서비스’에서 맥전포항 조석예보 확인 필수

추천 탐방 시간: 간조 기준 전후 1~2시간

준비물: 접지력 좋은 운동화 또는 아쿠아슈즈, 생수, 간단한 간식


👉 주의할 점은 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빠르게 길이 잠기므로 반드시 여유 있게 이동해야 합니다.

3. 시루섬 탐방 포인트 – 드라마와 자연의 교차점

 

① 드라마 정년이 촬영지

깎아지른 절벽과 해식동굴은 드라마 속 서용례가 한을 터뜨리던 바로 그 장소입니다. 절벽 끝에 서면 끝없이 이어지는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고, 파도 소리가 마음을 울려주는 듯한 감각을 선사합니다.

② 층리와 해식애

바위 표면을 자세히 보면 수억 년의 시간이 만든 층층의 결이 보입니다. 마치 시루떡을 켜켜이 쌓아둔 듯한 무늬가 그대로 드러나 있어 지구의 역사를 피부로 느낄 수 있습니다.

③ 공룡 발자국 화석

시루섬 주변에는 공룡 발자국 화석이 남아 있어 아이들과 함께 찾으면 흥미로운 체험학습이 됩니다. 어른들에게도 마치 공룡 시대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합니다.

4. 시루섬과 함께 가볼 만한 고성 여행지

상족암군립공원 & 고성공룡박물관
거대한 해안 절벽과 공룡 화석지로 유명한 상족암과 인근 공룡박물관은 시루섬과 세트로 둘러보기 좋은 코스입니다.

학동마을 옛 담장길
돌과 흙을 교차해 쌓아올린 담장이 이어진 고즈넉한 마을로, 산책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힐링 명소입니다.

문수암 & 보현암
남해의 다도해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전망지로, 일출과 일몰이 장관을 이루는 곳입니다.

5. 고성의 별미 – 남해의 맛을 담다

가리비 요리: 신선한 가리비 회, 찜, 구이, 탕, 죽 등 다채로운 코스를 즐길 수 있습니다.

해물탕 & 해물뚝배기: 항구 주변 식당에서 신선한 해산물로 끓여내는 국물 맛이 일품입니다.

고성 한우: 바다와 육지가 모두 풍요로운 고성에서는 질 좋은 한우도 꼭 맛볼 만합니다.

마무리하며

고성 시루섬은 드라마의 애절한 장면으로 알려졌지만, 그보다 더 깊은 가치는 바로 자연이 준 위대한 선물에 있습니다. 하루 두 번 열리는 바닷길을 걸으며, 수억 년의 시간을 간직한 지층과 파도 소리에 귀 기울여 보세요. 그곳에서 우리는 잊고 지냈던 자신의 내면과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번 주말, 사람의 발길이 덜 닿은 신비의 섬 시루섬에서 특별한 하루를 만들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