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동남아시아에서 F-16 전투기가 뜨고 50만 명이 피란길에 오르는 충격적인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에서 발생한 이번 군사 충돌은 단순한 국지전이 아니라, 식민지 역사·문화 정체성·조직범죄·정치 위기가 복잡하게 얽힌 구조적 분쟁입니다. 왜 평화로운 관광지로 알려진 두 나라가 전면전 직전까지 내몰렸는지, 그 배경을 깊이 있게 분석합니다.
목차
- 2025년 12월 충돌 타임라인: 무슨 일이 있었나
- 식민지 지도가 만든 100년 분쟁의 뿌리
-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 문화 정체성을 건 싸움
- 스캠 범죄가 분쟁을 격화시킨 과정
- 정치 위기와 여론 반전 전략의 함정
- 앞으로 전개될 시나리오와 국제사회 역할
2025년 12월 충돌 타임라인: 무슨 일이 있었나
2025년 12월 7일,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 지역에서 총격전이 발생하며 새로운 충돌이 시작되었습니다. 불과 하루 만에 양측은 로켓포와 중화기를 동원했고, 태국은 F-16 전투기까지 출격시켰습니다.
12월 10일에는 태국군이 캄보디아 국경 인근 교도소와 카지노 시설을 공습했으며, 이로 인해 최소 14명이 사망하고 50만 명에 가까운 주민이 피란길에 올랐습니다. 태국 정부는 "캄보디아의 도발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25년 5월 28일 짧은 교전이 있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7월 평화협정을 체결했으나 불과 2주 만에 태국 병사들이 지뢰를 밟아 다치자 태국이 협정 이행을 중단했습니다. 그리고 5개월 뒤 더 큰 규모의 충돌이 재개된 것입니다.

식민지 지도가 만든 100년 분쟁의 뿌리
이 분쟁의 본질은 1904~1907년 프랑스 식민 제국과 태국(당시 시암) 사이에 체결된 조약에서 시작됩니다. 당시 프랑스는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를 통합한 '인도차이나 연방'을 운영하며 태국과 817km에 달하는 국경선을 확정했습니다.
문제는 프랑스가 일방적으로 제작한 지도를 기준으로 조약을 맺었고, 이것이 태국이 보유한 지도와 달랐다는 점입니다. 당시에는 국경이 명확한 선이 아니라 '완충 지대' 개념이었으나, 식민주의자들은 정확한 측량 없이 자의적으로 선을 그었습니다.
태국은 30년 뒤인 1930년대가 되어서야 지도의 오류를 발견했지만, 이미 프랑스는 그 지도를 국제 조약의 근거로 삼아버렸습니다. 1954년 캄보디아가 프랑스로부터 독립하면서 이 모호한 국경선이 양국 간 영토 분쟁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 문화 정체성을 건 싸움
분쟁의 상징적 중심에는 11세기에 지어진 힌두 사원 '프레아 비헤아르'가 있습니다. 이 사원은 크메르 제국 시대 건축의 정수로, 캄보디아와 태국 모두 자국의 문화유산이라고 주장합니다.
1962년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사원 자체는 캄보디아 소유"라고 판결했으나, 사원 주변 4.6km²에 달하는 땅의 소유권은 명확히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캄보디아는 이 전체 지역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반면, 태국은 0.35km²만 캄보디아 소유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2008년 캄보디아가 이 사원을 단독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자 태국 내 민족주의 세력이 크게 반발했고, 2009~2011년에는 이 지역에서 중화기를 동원한 대규모 교전까지 벌어졌습니다. 단순한 영토 문제를 넘어 민족의 자존심과 역사적 정통성이 걸린 갈등인 셈입니다.
스캠 범죄가 분쟁을 격화시킨 과정
2025년 분쟁이 특히 격화된 데는 국경 지대의 '스캠 컴파운드(Scam Compound)' 문제가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스캠 컴파운드는 온라인 사기, 투자 유인, 인신매매, 강제노동이 결합된 형태의 범죄 공장으로, 태국-캄보디아 국경 지역에 대규모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태국은 자국민 구출을 명분으로 캄보디아 영토 내 스캠 센터를 단속하려 했고, 캄보디아는 이를 주권 침해로 간주하며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국경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 지역에서 법 집행권 충돌이 발생한 것입니다.
중국은 2025년 11월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5개국과 스캠 범죄 합동 단속 협약을 체결했으며, 캄보디아 경찰과의 공조로 2,141명을 검거해 중국으로 송환했습니다. 미국 역시 온라인 사기 조직에 대한 강력한 경제 제재를 시행하면서 캄보디아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정치 위기와 여론 반전 전략의 함정
태국의 패통탄 친나왓 총리는 2025년 내내 정치적 위기에 시달렸습니다. 스캠 범죄 대부와 찍은 사진이 유출되며 '범죄조직과 연루' 의혹이 제기되었고, 남부 대홍수 대응 실패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까지 겹치면서 지지율이 48%에서 9.2%로 폭락했습니다.
더 큰 타격은 5월 28일 국경 충돌 직후 훈 센 캄보디아 상원의장과의 통화 내용이 유출되면서 발생했습니다. 패통탄 총리가 자국 군 사령관을 험담한 사실이 드러나자 국민적 분노가 폭발했고, 상원은 헌법재판소에 탄핵 청원을 제출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태국 정부가 캄보디아에 대한 강경 대응으로 여론을 반전시키려 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외부의 적을 만들어 내부 결속을 다지는 전형적인 정치 전략이지만, 실제 군사 충돌로 이어지며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진 것입니다.
캄보디아 역시 사정은 비슷합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이 2026년 캄보디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고, 미국의 스캠 범죄 제재로 경제적 타격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양국 모두 국내 정치·경제적 어려움을 외부로 돌리려는 유인이 강한 상황입니다.

앞으로 전개될 시나리오와 국제사회 역할
현재로서는 전면전보다는 국지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양국 모두 전쟁 수행 능력과 국제적 여론을 고려할 때 대규모 확전은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이 많습니다. 패통탄 총리가 탄핵될 경우 태국 내 정치 공백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오히려 군부의 강경 대응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캄보디아 역시 경제 위기가 심화되면 민족주의 카드를 더 강하게 꺼낼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2025년 7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는 실패로 끝났지만, ASEAN(동남아국가연합), 중국, 미국 등이 협력해 중재안을 마련한다면 상황 진정이 가능합니다. 특히 국경선 재측정과 공동 경제 개발 방안을 포함한 포괄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식민지 시대의 유산이 21세기까지 유혈 충돌을 낳는 현실은 국경 분쟁의 복잡성을 보여줍니다. 단순히 땅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 인식, 문화 정체성, 국내 정치, 초국가 범죄가 얽힌 다층적 갈등이기 때문입니다. 태국과 캄보디아가 100년 분쟁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지혜가 시험대에 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