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요약: 암흑물질은 '검은색' 물질이 아닙니다. 빛과 반응하지 않아 보이지 않지만, 강력한 중력으로 은하를 붙잡고 있는 미지의 물질입니다.
1. 용어 정리: 왜 '암흑(Dark)'이라고 부를까?
가장 먼저 오해를 풀어야 합니다. 암흑물질의 영어 명칭은 **Dark Matter**입니다. 여기서 'Dark'는 색깔이 검다는 뜻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다' 혹은 '알 수 없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검은색 종이는 빛을 흡수하기 때문에 우리 눈에 '검게' 보입니다. 하지만 암흑물질은 빛을 반사하지도, 흡수하지도, 방출하지도 않습니다. 빛과 전혀 상호작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광학적으로 완벽한 투명 상태에 가깝습니다.
과학에서는 무언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관측'이 필요합니다. 보통은 빛(가시광선, 전파 등)으로 관측하죠. 하지만 이 물질은 어떤 전자기파로도 잡히지 않습니다. 오직 **'중력'을 통해서만 그 존재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미지의 영역이라는 뜻에서 'Dark Matter'라고 명명했습니다.
2. 존재 증거 1: 은하 회전 속도의 미스터리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존재를 확신할까요? 첫 번째 증거는 **은하의 회전 속도**입니다.

태양계 행성들을 보면 태양에 가까운 수성은 빨리 돌고, 먼 해왕성은 천천히 돕니다. 중력은 거리가 멀어질수록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과학자들은 은하도 똑같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은하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별의 회전 속도가 느려져야 정상이죠.
하지만 1970년대 베라 루빈(Vera Rubin) 박사의 관측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은하 중심이나 가장자리나 별들이 똑같이 엄청난 속도로 돌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속도라면 별들은 원심력을 이기지 못하고 우주 밖으로 튕겨 나가야 합니다. 하지만 은하는 모양을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눈에 보이는 별들의 질량보다 훨씬 더 무거운 **'보이지 않는 질량'이 은하 전체를 감싸고 강력한 중력으로 별들을 붙잡고 있다**는 결정적 증거가 됩니다.
3. 존재 증거 2: 빛을 휘게 만드는 중력 렌즈
두 번째 증거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예측한 **중력 렌즈(Gravitational Lensing)** 효과입니다.
질량이 큰 물체는 주변의 시공간을 휘게 만듭니다. 빛은 휘어진 공간을 따라 이동하므로, 무거운 물체 주변을 지날 때 빛의 경로가 꺾이게 됩니다.

천문학자들이 우주의 텅 빈 공간을 관측했을 때, 그 뒤편에 있는 은하의 모양이 찌그러지거나 여러 개로 보이는 현상이 발견되었습니다. 눈앞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빛이 휘어진 것입니다.
이것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빛을 휘게 만들 만큼 **엄청난 중력을 가진 거대한 물질 덩어리**가 그곳에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바로 암흑물질입니다.
4. 암흑물질 vs 암흑에너지, 무엇이 다른가?
많은 분들이 헷갈려 하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는 완전히 반대되는 성질을 가집니다.
- 암흑물질 (Dark Matter, 약 27%): 서로 끌어당기는 힘(인력)으로 작용합니다. 은하와 별들이 흩어지지 않게 붙잡아주는 '우주의 접착제' 역할을 합니다.
- 암흑에너지 (Dark Energy, 약 68%): 서로 밀어내는 힘(척력)으로 작용합니다. 우주를 점점 더 빠르게 팽창시키는 가속 페달 역할을 합니다.
- 일반 물질 (Normal Matter, 약 5%): 우리가 눈으로 보는 모든 별, 행성, 가스, 그리고 우리 자신입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물질'은 우주의 극히 일부인 5%에 불과하며, 나머지 95%는 아직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로 채워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