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변하라"고 강요합니다.
트렌드를 쫓아가라, 유연해져라, 남들처럼 예쁘게 포장해라...
하지만 여기, 2억 7천만 년 동안 단 한 번도 자신의 모습을 바꾸지 않고 지구를 정복한 존재가 있습니다.
심지어 고약한 똥 냄새를 풍기면서도, 서울 도심 가로수의 40%를 점령해 버린 '은행나무'입니다.
오늘은 남들의 비난(악취)따윈 신경 쓰지 않고, 오직 '생존' 그 자체로 증명해 낸 은행나무의 [압도적 존버(Endurance) 전략]을 배웁니다.
목차
1. 트렌드를 무시하라: 2억 년째 똑같은 디자인
은행나무는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립니다. 공룡이 뛰어놀던 쥐라기 시대부터 지금까지, 잎의 모양이 거의 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진화하고, 모양을 바꾸고, 멸종할 때 은행나무는 "나는 이미 완벽하다"는 태도로 버텼습니다.
그 결과 빙하기, 대멸종, 심지어 히로시마 원자폭탄이 터진 자리에서도 가장 먼저 싹을 틔웠습니다.
- 인사이트:
- 이것저것 찔러보며 정체성을 잃지 마십시오.
- 당신의 코어(Core)가 확실하다면, 세상의 변화에 맞춰 나를 뜯어고칠 필요가 없습니다.
- 가장 오래 살아남는 것은 '가장 트렌디한 것'이 아니라 '가장 단단한 것'입니다.

2. 욕먹을 용기: 악취는 나를 지키는 최고의 방패
가을만 되면 사람들은 코를 막고 은행나무를 피해 다닙니다. 하지만 그 고약한 냄새(빌로볼, 은행산)야말로 은행나무가 해충과 동물로부터 자신의 씨앗을 지키는 최강의 방어막입니다.
덕분에 은행나무는 병충해가 거의 없습니다. 농약이 필요 없는 나무죠.
남들이 싫어하는 나의 단점? 그것이 사실은 나를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게 만드는 나만의 무기일 수 있습니다.
- 비즈니스 적용점:
- 모두에게 사랑받으려 하지 마십시오. (어차피 불가능합니다.)
- 나의 '모난 성격'이나 '독한 고집'이, 경쟁자가 진입하지 못하게 막는 진입장벽이 됩니다.
3. 분류를 거부한다: 나는 침엽수도 활엽수도 아니다
식물학자들은 은행나무 때문에 골머리를 앓습니다. 잎은 넓어서 활엽수 같지만, 세포 구조는 침엽수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씨앗 구조는 또 다릅니다.
결국 학계는 두 손 두 발 다 들고 은행나무를 위해 [은행나무문 - 은행나무강 - 은행나무목 - 은행나무과 - 은행나무속 - 은행나무]라는 단독 카테고리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전 세계에 딱 1종뿐입니다.
은행나무는 "어느 소속인가요?"라는 질문에 "나는 그냥 나(Ginkgo)다"라고 답합니다.
대체 불가능한 존재는 카테고리에 갇히지 않습니다. 스스로가 카테고리가 됩니다.

4. 마무리: 공격할 것인가, 버틸 것인가
지난 글에서 우리는 기회를 0.05초 만에 낚아채는 [사냥꾼 '왜가리'의 공격 본능]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사냥보다 중요한 것이 '무너지지 않는 것'입니다.
- 왜가리처럼 환경을 이용해 먹어 치우거나,
👉 [[관련 글] 0.05초의 승부사, 왜가리의 생존법 보러 가기] - 은행나무처럼 환경을 무시하고 묵묵히 뿌리 내리거나.
당신은 지금 창을 들어야 할 때입니까, 아니면 방패를 들어야 할 때입니까?
어느 쪽이든 좋습니다. 중요한 건,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는 사실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