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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옹산의 실제 배경, 포항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여행

by steady info runner 2025. 9. 23.

K-드라마 팬이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따뜻한 이야기, 바로 동백꽃 필 무렵입니다. 주인공 동백이가 꿋꿋하게 삶을 일궈가던 '옹산' 마을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드라마 속 또 다른 주인공이었죠. 옹기종기 모여 있는 상가들, 언덕 위 동백이의 집, 그 집으로 오르내리던 가파른 계단까지 — 보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던 풍경은 사실 포항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에서 촬영된 것입니다.

오늘은 드라마 팬뿐 아니라 역사와 여행을 좋아하는 누구에게나 특별한 체험을 선사하는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를 소개합니다. 100년 전의 시간이 멈춘 듯한 거리 속에서, 동백이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세요.



동백꽃 필무렵에서 까멜리아 앞 전경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의 역사적 배경


구룡포는 이름부터 흥미로운 전설을 품고 있습니다. 신라 진흥왕 시절, 용두산 아래 깊은 소(沼)에 살던 10마리의 용 중 9마리가 승천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집니다. 풍부한 어장을 지닌 이곳은 1900년대 초, 일본 가가와현 어부들이 고등어와 꽁치를 따라 이주해 오면서 큰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그들은 구룡포항을 중심으로 방파제를 쌓고 마을을 형성했으며, 학교·병원·상점 등이 들어서며 동해안 최대 어업 전진기지가 되었습니다. 당시 일본인 거주자는 1,000명 이상. 그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 바로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입니다.

해방 이후 한동안 잊혔던 이 거리는 포항시의 근대문화역사거리 사업으로 복원되었고, 2019년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촬영지로 알려지며 전국적인 명소가 되었습니다.

거리의 건물들은 목조 구조와 일본식 전통 양식을 그대로 간직해 마치 100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을 선사합니다.


드라마 속 옹산으로, 주요 명소와 촬영 팁

 

1. 구룡포 근대역사관 (하시모토 겐기치 가옥)


거리의 중심은 구룡포 근대역사관입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선어 운반업으로 큰 부를 쌓은 하시모토 겐기치의 가옥으로, 일본에서 직접 자재를 들여와 지은 2층 목조 건물입니다. 내부에는 다다미방, 고타츠, 복도, 일본식 정원까지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당시 생활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사진 팁: 2층 창가에 서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는 뒷모습을 찍어보세요. 창틀이 액자처럼 작용해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합니다.


2. 까멜리아 & 동백이 집


드라마 팬이라면 반드시 들러야 할 장소, 바로 동백이가 운영하던 술집 **‘까멜리아’**와 그 집입니다. 현재 ‘까멜리아’는 문화공간으로 활용 중이며, 외관은 드라마 속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사진 팁: 초록색 간판 앞에서 자연스러운 포즈로 찍으면 드라마 포스터 같은 느낌을 낼 수 있습니다. 집으로 올라가는 가파른 계단은 또 하나의 명소. 중간쯤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찍으면 옹산의 풍경이 그대로 살아납니다.


3. 돌계단과 구룡포공원


언덕 위 구룡포공원으로 이어지는 돌계단은 독특한 역사를 품고 있습니다. 일본인들의 송덕비였으나 해방 이후 글씨를 지우고 거꾸로 세운 비석들이 늘어서 있어, 과거를 기억하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계단 끝에 이르면 구룡포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아홉 마리 용 조형물과 함께 환상적인 전망이 펼쳐집니다.

사진 팁: 해 질 녘, 붉게 물든 하늘과 항구 불빛을 배경으로 실루엣 촬영을 해보세요. 평생 기억에 남을 인생샷을 얻을 수 있습니다.



4. 후루사토야 (일본 감성 찻집)


100년 된 일본식 가옥을 개조한 찻집 후루사토야에서는 일본 전통차와 디저트를 맛볼 수 있습니다. 유카타(기모노)를 대여해 거리에서 촬영하는 체험도 인기입니다.

사진 팁: 유카타 차림으로 툇마루에 앉아 차를 마시는 장면을 담아보세요. 일본 여행 같은 감성이 살아납니다.


구룡포에서 더 즐길 거리


구룡포 주상절리 : 용암이 식으며 생긴 기묘한 바위들이 해안선을 따라 병풍처럼 펼쳐져 장관을 이룹니다.

과메기 문화관 : 구룡포 특산물 과메기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직접 시식할 수도 있습니다.


꼭 맛봐야 할 지역 먹거리


과메기 : 겨울 구룡포의 별미. 미역이나 배추에 마늘·고추를 곁들여 먹으면 최고의 조합입니다.

대게 : 겨울~초봄 제철, 살이 꽉 찬 대게는 반드시 맛봐야 할 진수성찬입니다.

모리국수 : 다양한 생선을 넣어 끓인 얼큰한 국수로, 추운 날씨에 제격입니다.


마무리


포항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는 단순한 드라마 촬영지가 아닙니다.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동시에,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따스한 감성을 함께 품고 있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옹산의 향수를 느끼고 싶거나, 100년 전 시간 여행을 하고 싶다면 구룡포로 발걸음을 옮겨 보세요. 바다 내음 가득한 골목길에서, 당신만의 동백이 순간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