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정리를 하다 보면 색이 바래거나 올이 풀려 쓰기 애매한 수건들이 한 무더기 나오곤 합니다. 그냥 버리자니 아깝고, 걸레로 쓰자니 너무 많아 결국 의류수거함에 넣는 분들이 대부분일 텐데요.
하지만 이 낡은 수건들이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지키는 필수품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무심코 버리면 쓰레기가 되지만, 올바른 곳에 보내면 추위에 떠는 강아지들의 체온을 지켜줄 수 있습니다. 다만, 무작정 보냈다가는 오히려 보호소에 처리 비용만 떠넘기는 민폐가 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실제 보호소 현장의 목소리와 기부 규정을 바탕으로 차분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왜 하필 '헌 수건'일까요?
보호소에서 수건은 단순한 닦는 도구가 아닙니다. '일회용 의료품'에 가깝습니다.
수백 마리의 강아지가 모여 있는 보호소는 '파보 바이러스' 같은 전염병에 매우 취약합니다. 전염병이 돌면 아이들을 씻기거나 배설물을 치운 뒤 수건을 재사용하기 어렵습니다. 소각하거나 폐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아무리 새 수건을 사도 항상 부족한 물품 1순위가 바로 수건입니다.

겨울철 수건은 차가운 바닥의 냉기를 막아주는 생명줄입니다.
2. 기부 가능 vs 불가능 (자가진단)
무조건 많이 보낸다고 좋은 게 아닙니다. 보호소 봉사자님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쓰레기 처리'입니다. 아래 기준을 꼭 확인해주세요.
✅ 환영받는 물품
- 색이 바랜 수건: 구멍이 약간 나거나 얇아진 것도 OK.
- 극세사 이불/담요: 보온성이 좋아 겨울철 깔개로 최고입니다.
- 면 소재의 얇은 홑이불: 세탁과 건조가 빨라 유용합니다.
❌ 절대 보내면 안 되는 물품
- 솜이불 / 오리털 / 거위털 이불: (가장 중요) 강아지들이 물어뜯으면 솜이나 털이 나와 호흡기로 들어가 질식할 수 있습니다.
- 레이스가 많은 의류: 발톱이 걸려 다칠 수 있습니다.
- 기름때/곰팡이 핀 수건: 위생상 전염병 위험이 있어 폐기 처리됩니다.
3. 민폐 안 끼치는 기부 3단계
제 경험상, 이렇게 준비해서 보냈을 때 보호소 측에서 가장 고마워하셨습니다. 돈 들지 않는 작은 배려가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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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세탁과 건조는 필수
보호소는 항상 인력이 부족합니다. 받아서 바로 쓸 수 있도록 깨끗이 빨아서 바짝 말려주세요. 젖은 상태로 박스에 담으면 이동 중에 곰팡이가 핍니다. -
② 실밥 제거하기 (제 경험 팁!)
수건 끝에 길게 나온 실밥은 미리 가위로 잘라주세요. 강아지들이 장난치다 실을 삼키면 장폐색이 올 수 있어요. 저는 기부하기 전 TV를 보면서 실밥 정리를 싹 해서 보냅니다. -
③ 박스 겉면에 '헌 수건' 크게 쓰기
택배 박스 겉면에 매직으로 [헌 수건 / 이불 후원물품]이라고 크게 써주세요. 봉사자분들이 박스를 뜯어보지 않고도 창고 분류를 쉽게 할 수 있어 정말 좋아하십니다.
4. 자주 묻는 질문 (FAQ)
Q. 택배비는 착불로 보내도 되나요?
Q. 기부할 보호소 주소는 어디서 찾나요?
Q. 아주 작은 손수건도 되나요?
집에서는 처치 곤란이었던 헌 수건이 보호소 아이들에게는 따뜻한 이불이자 생명줄이 됩니다.
오늘 옷장 정리를 하면서 나온 수건들, 의류수거함 대신 따뜻한 마음을 담아 박스에 담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여러분의 작은 행동이 유기견들에게는 큰 기적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