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반계리. 조용한 농촌 풍경 속에서도 유난히 눈길을 끄는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천연기념물 제79호로 지정된 반계리 은행나무입니다.
드라마 우리영화의 마지막 회, 주인공이 삶과 죽음을 마주하던 감동적인 장면의 배경이 된 이곳은, 그 장면처럼 인생의 한 페이지를 아름답게 채워줄 장소로 손꼽힙니다.
가을이면 황금빛 물결로 변해 하늘을 뒤덮고, 겨울에는 하얀 설경 속에서 장엄한 자태를 뽐내는 이 은행나무는 오랜 세월 마을과 사람들을 지켜온 살아있는 역사입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생명의 상징, 반계리 은행나무의 전설
반계리 은행나무는 수령 800년 이상으로 추정되며, 높이 30.5m, 둘레 14.5m에 이르는 거대한 크기를 자랑합니다.
1920년대까지만 해도 열매를 맺지 않아 ‘암나무’로 알려졌지만, 마을 주민들이 간절히 기도를 올린 후 신기하게도 은행이 열리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그 후 주민들은 이 나무를 마을의 수호신으로 여기며 매년 제사를 지내고, 가뭄이나 병해가 들면 나무 아래에서 기도를 올리곤 했습니다.
또 다른 전설도 있습니다. 옛날 마을에 심각한 가뭄이 들어 우물을 파도 물이 나오지 않자, 주민들이 은행나무 아래에서 정성껏 빌었더니 샘물이 솟아났다는 것입니다.
이후 이곳은 ‘생명을 품은 나무’, ‘기적의 나무’로 불리며 마을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금도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울타리가 둘러져 있고, 은행나무 아래에는 사람들이 잠시 멈춰 서서 소원을 빌고 갑니다.
황금빛 물결 속 인생샷 명소로 떠오른 이유
드라마 우리영화 속 주인공이 나무 아래에서 하늘을 바라보던 그 장면처럼, 반계리 은행나무는 가을철 최고의 인생사진 명소로 꼽힙니다.
나무가 황금빛으로 물드는 10월 중순에서 11월 초 사이, 햇살이 잎사귀를 비추면 주변이 모두 금빛으로 물들어 마치 영화의 한 장면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 촬영 팁
**빛이 부드러운 오전 시간대(9시~11시)**에 방문하면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색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광각 렌즈나 스마트폰의 초광각 모드를 활용해 나무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앵글로 찍으면 나무의 웅장함이 극대화됩니다.
나무 주변의 돌담길과 흙길 산책로를 함께 담으면 서정적인 분위기가 살아나고, 노란 낙엽을 흩날리며 찍는 연출 사진은 SNS 감성 사진으로 제격입니다.
비 오는 날이나 흐린 날엔 잎의 색이 더욱 짙어지므로, 맑은 날과는 또 다른 감성의 사진을 남길 수 있습니다.
은행나무와 함께 즐기는 원주의 자연 산책
반계리 은행나무를 중심으로 반경 10~30분 거리에는 다양한 자연 명소들이 있어 하루 코스로 여행하기 좋습니다.
반계저수지
차로 약 10분 거리에 있는 반계저수지는 고요한 물결과 잔잔한 산세가 어우러진 힐링 포인트입니다.
가을이면 물 위에 은행나무의 노란 잎이 비쳐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을 연출합니다.
간현관광지와 소금산 출렁다리
반계리에서 약 20km 거리의 간현관광지는 원주의 대표 관광 명소입니다.
소금산 출렁다리, 스카이워크, 짚라인 등 액티비티를 즐기며 짜릿한 시간을 보내고, 인근 섬강의 절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습니다.
고요한 은행나무 여행에 대비되는 색다른 체험을 원한다면 꼭 들러볼 만한 곳입니다.
원주 중앙시장과 문화의 거리
도심으로 돌아오면 원주의 향토 음식과 문화를 한 번에 즐길 수 있습니다. 지역 예술가들의 공방이 늘어서 있고, 주말에는 버스킹 공연도 자주 열립니다.
원주가 자랑하는 맛의 향연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즐거움은 바로 ‘먹거리’죠.
반계리 은행나무 근처와 원주 시내에는 강원도의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다양한 향토 음식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치악산 한우: 청정 목장에서 자란 부드러운 육질로 유명합니다. 구이, 육회, 국밥 등 다양한 메뉴로 즐길 수 있습니다.
꿩만두와 꿩칼국수: 원주의 전통 향토 음식으로, 꿩고기 특유의 깊은 맛이 국물과 어우러집니다.
두부정식과 산채비빔밥: 지정면 일대의 두부 전문 식당들은 직접 만든 두부로 구성된 정식 메뉴를 선보입니다. 깔끔하고 건강한 맛으로 여행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송어회: 청정한 계곡에서 자란 송어로 만든 회와 매운탕은 지역 특색을 한껏 살린 별미입니다.
여행을 더 편안하게 즐기기 위한 꿀팁
가장 아름다운 시기는 10월 중순~11월 초.
주차장은 마을 초입에 무료·유료로 마련되어 있으나, 주말에는 붐비므로 평일 오전 방문을 추천합니다.
대중교통 이용 시 원주역 또는 원주터미널에서 지정면 방면 버스를 이용해 ‘반계리’ 정류장에서 하차 후 도보 약 10분 거리입니다.
편한 신발 착용은 필수! 은행 열매가 떨어져 길이 미끄러울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800년 세월이 전하는 묵직한 위로
반계리 은행나무 앞에 서면 누구나 잠시 말을 잃게 됩니다.
나무가 품은 세월의 깊이, 마을 사람들의 기도와 삶의 흔적, 그리고 드라마 우리영화 속 감정이 자연스럽게 떠오르죠.
그늘 아래 서면, 세상 모든 시간이 잠시 멈춘 듯한 평온함이 밀려옵니다.
이곳은 단순한 촬영지가 아니라, 사람의 시간과 자연의 시간이 만나는 장소, 그리고 묵묵한 위로의 공간입니다.
원주를 찾는다면 꼭 한 번, 반계리 은행나무 아래에서 황금빛 시간 여행을 즐겨보세요.